개척일기 2

김성원 목사의 개척일기 2

‘내가 왜 분립교회를 결심했냐 하면 말이지…’ 지난 8년 동안 교회를 4개 분립시켜 오신 담임목사님의 이야기를 들을 기회들이 있었다. 분당우리교회의 분립개척의 역사는 크게 3단계로 나눠질 수 있다. 첫째단계는 개척초기부터 2009년까지이다. 영적쏠림현상이 두드러졌던 분당우리교회를 향해 목사님은 영적쏠림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회복되고 훈련되신 분들은 예전교회로 혹은 작은교회로 돌아가라는 광고를 수시로 하셨던 것이 첫째단계라면 둘째단계는 사명지향적교회를 선언하시며 미셔널처치 운동의 일환으로 요셉의 창고를 열듯이 다문화센터, 에듀투게더, 복지재단에 헌신하며 1호와 2호의 분립개척을 시작하던 때이다. 그런가 하면 세 번째 단계는 2012년 봄 성도들을 파송하는 교회가 되길 소원하면서 향후 10년 동안 교인 일만명을 파송하며 서현교육관을 한국교회나 한국사회에 환원하는 사명을 감당코자 하는 마음을 피력하며 기존신자등록금지와 지속적인 분립개척, 미자립교회들을 돕는 사역으로 ‘성장’이라는 옛패러다임을 벗어나 ‘확산’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 속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교회가 열심히 전도하다 보면 인원이 늘고 공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그게 반드시 한 교회의 수직 성장일 필요는 없다. 여러 교회로 수평 확산하는 것으로도 가능하다. 한 장소에 있는 큰 건물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도, 여러 장소에 있는 작은 공간에 적은 인원이 모여도, 결국 모아 보면 전체 인원은 같다. 그런데 그게 말이 쉽지, 현실은 만만치 않다. 그러나 불편을 감수하고 욕심을 버리면 충분히 가능하다. 그렇게 분당우리교회는 ‘성장’이라는 옛 방식의 패러다임을 더 이상 따르지 않고 지속적인 ‘확산’의 패러다임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분당우리교회의 분립개척은 처음이 아니다. 이번이 5번째이다. 그러나 1호와 2호 그리고 4호의 분립개척과는 달리 3호 분립개척과 이번에 진행하는 5번째 분립개척은 모종을 심는 분립개척이다. 우리의 분립개척은 다음의 점에서 기존의 분립개척과는 달랐다. 첫째 정책적 분립개척이다. 분당우리교회는 2015년부터 매 년 마다 한 교회씩 분립개척을 계획하고 준비한 개척이다. 둘째, 씨를 뿌리는 개척이 아닌 모종을 심는 개척이다. 5번째 분립개척하는 교회는 분당우리교회 교육관 10층에서 약 1년 동안 개인이 아닌 공동체로 자라나 한 지역을 담당하는 교회로 세워질 것이다. 셋째, 주체적 분립이다. 목사 한 사람의 결정이나 개인기에 끌려가는 개척이 아니라 함께하는 교인들이 참여하는 개척이다.

그러면 이번 분립교회는 어떤 교회가 될 것인가? 무엇에 가치를 둔 교회가 될 것인가? 분립교회를 준비하면서 하나님 나라의 확산에 헌신한 동역자들과 함께 나눌 키워드를 준비하고 있다. ‘한사람’, ‘소명’, ‘소망’, ‘진리’, ‘사랑’, ‘닮음’, ‘다름’, ‘평신도가 없는 교회’, ‘예배’, ‘교회개척’ 등등의 몇 가지의 ‘키워드’들을 가지고 동역자들과 함께 씨름하면서 답을 만들어나갈 것이다. 우리는 곳곳에서 목사가 개척한 교회가 결국 목사의 교회로 전락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어떻게 하면 목사가 아닌 하나님의 교회가 될 수 있을까? 처음 개척할 때 하나님이 개척해야 하지 않을까? 그럼 하나님이 개척한다는 말은 무슨 뜻일까? 공동체가 참여하는 개척을 통해, 어느 개인도 자기가 교회를 개척했다고 주장할 수 없으면 하나님의 개척이 될까? 그렇게 개척하면 하나님의 교회를 시작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정리되지 않는 질문들이 머릿속에서 어지러이 오고간다. 더불어 이런 가치들을 담을 수 있는 교회를 동역자들과 만들어 나갈 때 무엇보다 과연 내가 이런 교회를 담임하기에 적합한 인격을 갖췄는가? 하는 큰 숙제와 문제제기 앞에 나의 인격을 깊이 돌아보게 된다. 부디 이것을 위해 기도해 주시길 바라는 마음이다.

승천 직전, 부활하신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복음의 확산을 지시했다. 예루살렘에서 온 유대로, 사마리아를 거쳐 땅끝까지 복음을 넓혀 가라고 명령하셨다(행1:8). 이는 수평적 확산이지 수직적 성장이 아니다. 아직도 교회의 수직 성장을 고집하는 야심에서는 자기 이름을 내고자 바벨탑을 건설하는 탐욕의 악취가 난다. 반면 복음의 수평적 확산을 시도하는 노력에서 선교 여행에 나선 바울의 순교의 체취가 난다. 교회 분립, 그것은 교회의 수직적 성장이 아닌 복음의 수평적 확산의 파도에 맨몸을 던지는 믿음의 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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