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척일기 아홉번째

아마 우리 중에 누구도 빚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저 역시 빚지는 일에 익숙하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제 인생을 돌이켜 볼 때, 늘 제 주변에는 좋은 사람들이 있었고, 그들은 필요할 때마다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주었습니다. 이분들이 없었다면, 아마도 오늘의 저는 없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분들이 과분한 애정과 사랑을 부족한 사람에게 보내주고 있습니다. 어쩌면 저는 제가 기억하는 그리고 기억하지 못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빚을 지고 살아가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한번씩 인생을 살면서 이런 빚을 많이 지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만큼 제가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다는 증거이며, 제 인생에 많은 이들의 그림자가 남아 있는 흔적이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가능한 빚을 많이 지고 평생 그 빚을 갚으며 살아가는 것이 더 지혜로울지 모르겠습니다. 더 많은 이들에게 이 빚을 지고, 그리고 더 많은 이들에게 이 빚을 갚고자 노력하는 삶을 주님이 원하실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기도의 빚진 자 된 마음으로 개척일기를 동역자들과 나눕니다.

교회를 개척하면서 ‘한사람’에 대한 마음을 잃지 않는 교회, 부름받고 보냄받은 ‘소명자’들의 교회, 주님 오실 것에 대한 ‘소망’의 교회에 대한 꿈이 있었습니다. 더불어 이 교회는 ‘말씀’을 사랑하고 ‘말씀’대로 살고자 애쓰는 ‘말씀’ 위에 세워진 교회이기를 꿈꾸었습니다.

기독교 신앙은 말씀하시는 하나님으로부터 시작됩니다. 말씀하시는 하나님에 대한 인간의 반응이 바로 믿음입니다. 따라서 기록된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이야말로 기독교 신앙의 뿌리이자 토대라 할 수 있습니다. 안타까운 현실은 다원주의와 상대주의가 팽배해짐에 따라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권위가 점점 떨어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무엇을 믿고 있는가? 라고 물을 때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을 믿고 있습니다. 라고 말하지만 그러나 정직히 우리 자신의 모습을 돌아볼 때, 때로는 믿지만 때로는 의심하고 때로는 받아들이지만 때로는 거부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세상적인 생각과 판단을 하나님의 말씀보다 앞세울 때가 많은 것이 우리의 솔직한 모습입니다. 어거스틴은 이렇게 말합니다. “만일 복음 중에서 마음에 드는 것만 믿고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믿지 않는다면, 당신은 복음을 믿는 것이 아니라 당신 자신을 믿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 전부를 온전히 신뢰하지 못할까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 하나는 하나님의 말씀이 옳지만 좋은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있기 때문입니다. 옳은 말씀이지만 말씀에 순종하기는 어렵고 힘들며 고생스러운 길이라는 생각 때문입니다. 리처드 포스터는 이렇게 말합니다. “하나님의 방법이 단지 옳은(right) 것일 뿐 아니라, 좋은(good) 것이기도 하다는 사실에 대한 마음으로부터의 깨달음이 있어야 한다. 이런 깨달음이 있을 때 하나님의 말씀은 복종해야 할 명령이 아니요 저절로 따르게 되는 거룩한 긍정이 된다”

물론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것은 당장의 어려움을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한 결과 요셉은 많은 시간을 감옥에서 보내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어렵지만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삶을 살고자 노력했을 때 세상이 알 수 없는 참된 자유와 기쁨 만족을 맛보게 됩니다. 왜냐하면 진리는 옳은 것일 뿐만 아니라 좋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얼마나 말씀을 사모하고 말슴에 순종하는 기쁨을 누리는 사람들인지 내 생각보다 하나님의 말씀을 더 신뢰하는지 돌아보는 한 주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결국 교회의 생명은 말씀을 사모하는 사람들의 갈망에 의해 결정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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